개발자가 ‘구조 집착’을 넘어서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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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성장
개발 사고 전환
제품 중심 개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Published
June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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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xyz
개발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빠지는 공통적인 함정이 하나 있다.
바로 **‘구조에 대한 집착’**이다. 효율적인 코드, 잘 짜인 아키텍처, 자동화된 배포 파이프라인, 이 모든 것은 개발자로서 굉장히 짜릿하고,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요소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질문이 떠오를 수 있다.
“그래서, 이걸 잘 만들어서 뭘 할 건데?”
이 글은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자가 구조에 빠졌다가 다시 제품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전환점에 대해 정리해본다.
이 흐름을 미리 알면, 지금 개발하는 방식과 방향을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개발자가 처음 빠지는 ‘구조의 매력’

개발을 시작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조’의 매력에 빠진다.
  • 효율적인 폴더 구조를 설계하고
  • 인프라를 코드로 관리하며
  • CI/CD를 자동화하고
  • 재사용 가능한 컴포넌트를 만드는 일
이 과정은 정말 재미있다.
왜냐하면 효율화가 주는 쾌감이 있고,
‘내가 이 시스템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구조를 잘 짜면 다른 개발자들이 내 코드를 보고 감탄해 주기도 한다.
이건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맛보고 싶은 성취감이다.

왜 ‘구조’에 오래 머무르면 위험할까?

구조를 파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어느새 **‘개발자 자기만족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처음엔 효율화를 통해 속도가 붙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더 나은 구조를 고민하는 시간이 실제 사용자에게는 아무런 가치를 주지 않는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이때 반드시 물어봐야 할 질문이 있다.
  • 이 구조가 실제로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까?
  • 내가 만든 이 앱, 누가 실제로 쓸까?
  • 지금 이 기능, 정말 필요할까?
구조에 몰입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놓치게 된다.
그 결과, **‘아무도 쓰지 않는 잘 만든 시스템’**을 만들게 될 수도 있다.

‘구조 집착’에서 ‘제품 중심 사고’로

어느 순간, 개발자는 이런 벽을 마주한다.
“그래서… 이거 잘 만들어도, 그걸로 뭐 하지?”
이 질문이 드는 순간부터, 시선이 다시 **‘사용자’**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 이 구조로 어떤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 내 제품이 실제로 누구에게 의미 있을까?
  • 사용자가 왜 이 앱을 써야 하지?
이 질문들이 떠오를 때, 비로소 개발자는 **‘제품 중심 사고’**로 전환할 준비가 된다.
이건 단순히 관심사가 바뀌는 게 아니라, 사고의 레벨이 올라가는 단계다.

구조 경험이 있어야 가능한 ‘우선순위 조정’

중요한 건, 구조에 빠졌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경험이 있어야 **‘이 정도면 충분히 안정적이다’**라는 기준이 생긴다.
이 기준이 생기면, 더는 완벽한 구조를 쫓지 않는다.
필요한 만큼만 구조를 다듬고, 그 외의 시간은 제품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이 우선순위 조정이 가능해질 때, 개발자는 **‘실행’**에 집중하게 된다.
많은 개발자들이 구조만 파다가 결국 제품을 완성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균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엌 구조와 요리: 좋은 비유

이 과정을 셰프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 초보 셰프: 부엌 구조 최적화에 몰두한다.
    • (도마는 어디에, 칼은 어디에, 냉장고는 어떤 동선으로)
  • 어느 정도 경험 쌓인 셰프: 요리 자체를 어떻게 더 맛있게 만들지 고민한다.
    • (어떤 레시피, 어떤 플레이팅, 어떤 맛)
하지만 중요한 건 초보 셰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엌 구조를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에, 이제는 요리를 더 빠르게 잘할 수 있다.
개발자도 마찬가지다.
구조에 빠졌던 시간이 있어야, 빠르게, 효율적으로, 실제로 ‘잘 먹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나의 이야기: 실행으로 초점을 옮기다

나 역시 한동안 ‘구조 파기’에 몰입했던 시기가 있다.
폴더 구조, 컴포넌트 추상화, 배포 자동화, 테스트 코드 커버리지…
이 모든 것을 다 해보며, 내가 정말 ‘잘하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가 만든 구조를 실제로 쓸 사람은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시선을 바꿨다.
“이걸로 어떤 제품을 만들 수 있지?”
“어떤 기능이 사용자에게 진짜 도움이 될까?”
이 질문을 중심에 두면서,
구조는 ‘필요할 때 적당히’ 다듬는 방향으로 변했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만들고 싶은 애플리케이션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었다.

결론: 구조 집착을 넘어서야 성장할 수 있다

‘개발 구조 집착 → 제품 중심 사고’의 전환은
모든 개발자가 반드시 한 번은 경험해야 할 성장의 단계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구조에 너무 오래 머무르다가
정작 제품을 만들 기회를 놓쳐 버리기도 한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건,
구조를 파는 시기는 충분히 즐기되,
적절한 시점에 제품으로 시선을 옮기라는 것.
그게 내 경험에서 정말 중요했던 포인트다.
혹시 지금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한 번 실행 중심으로 관점을 전환해 보는 건 어떨까?
너의 구조 경험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이제는 그걸 ‘의미 있는 결과물’로 이어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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